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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밥퍼 지키는 건 대한민국 공의를 살리는 일” 4만여명 서명 동참

  • 기사출처국민일보
  • 등록일07/21/2023

“밥퍼 지키는 건 대한민국 공의를 살리는 일” 4만여명 서명 동참 기사의 사진

무의탁 노인 등이 어버이날인 지난 5월 8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다일공동체가 마련한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밥퍼 지키는 건 대한민국 공의를 살리는 일” 4만여명 서명 동참 기사의 사진

최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밥퍼 지지 서명을 하고 있는 성도들. 다일공동체 제공

“밥퍼 지키는 건 대한민국 공의를 살리는 일” 4만여명 서명 동참 기사의 사진

최일도 다일공동체 이사장이 최근 서울 청량리역 앞에서 피켓을 들고 밥퍼 지지 서명을 호소하고 있다. 다일공동체 제공

서울 동대문구의 이행강제금 청구 및 철거 명령에 맞서 행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다일공동체(이사장 최일도 목사)에 지지와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밥퍼나눔운동본부(밥퍼)를 운영하는 다일공동체는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명운동에 20일 현재 4만2796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동대문구 주민이 5736명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를 비롯해 소망교회(김경진 목사) 평광교회(조성욱 목사) 연신교회(이순창 목사) 산정현교회(오덕호 목사) 등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20여개 교회들이 서명에 동참했으며 소외 이웃을 돕는 밥퍼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힘차게 사명을 감당하기를 응원하고 있다.

36년간 이어진 무상급식 중단 위기

밥퍼는 1988년 11월 최일도 목사가 청량리역에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에게 밥을 대접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밥퍼는 청량리역 광장과 답십리 지하차도에서 14년간 소외 이웃을 위해 밥을 펐고 서울시의 도움으로 2002년 임시 가건물을 마련하면서 지금까지 36년째 따뜻한 밥을 나누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아침까지 제공하며 날마다 500여명이 넘는 무의탁 노인들과 장애인들이 밥퍼 덕에 끼니를 이어가고 있다.

어려운 이들의 친구가 돼준 밥퍼 사역이 중단 위기에 처한 건 지난해부터다.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무단 증축’을 이유로 밥퍼에 철거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일공동체는 서울시가 지어준 가건물 옆에 새로운 건물을 증축할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에 현 건물이 비좁고 화장실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위험했기 때문이다.

밥퍼에 따르면 당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밥퍼 증축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해병전우회가 쓰던 컨테이너를 식당으로 만들자고 전우회를 설득하는 등 지자체 단체장으로서 행정지도를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일도 목사를 직접 만나 합의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동대문구청장이 바뀐 뒤 구청은 밥퍼가 기존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무단증축을 하고 있다며 철거 명령을 내린 것이다. 밥퍼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동대문구청장에게 7차례 공문을 보내 면담을 신청했지만 구청 측은 면담 대신 강제이행금 2억8328만4500원을 부과했다. 이에 밥퍼는 동대문구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밥퍼 관계자는 “증축 행위의 실질적 주체는 서울시와 동대문구임에도 서울시는 사태 해결은 뒷전이고 구청 측은 밥퍼에 위법행위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토지 및 건물 소유자인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증축 비용 지원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토지사용허가서까지 발행해줬으며 그 증거도 다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밥퍼 안엔 사랑과 치유 넘쳐

밥퍼를 위해 서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구민들은 밥퍼와 소외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밥퍼의 임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거리에서 서명을 받으면서 쏟아지는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한 직원은 “서명을 거절하고 대놓고 싫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좋은 일 하는 밥퍼가 더욱 힘냈으면 좋겠다’며 격려해주시는 분이 많다”며 “한번은 더위에 음료를 사러 편의점에 들어갔더니 사장님이 밥퍼 앞치마를 보고 무료로 음료를 주시며 먼저 서명을 해주셔서 참 감사했다”고 전했다.

교계 목회자와 원로들도 밥퍼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0여년간 밥퍼를 지켜보고 함께해 온 정영택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은 “밥퍼는 단순히 밥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속에서 ‘진정한 이웃’이 돼 준다는 게 뭔지 몸소 보여줬다”며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그릇 주는 가치와 내 집 값이 올라가는 가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용기와 긍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밥퍼에 강력범죄는 물론 식중독 한 번 발생한 적이 없을 정도로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사역해왔다. 사람들이 밥퍼가 위험하고 더러울 것 같다고 오해하는데 사실 그 안에는 치유와 사랑이 넘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밥퍼를 위해 많은 분이 서명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밥퍼는 “밥퍼를 지키는 일은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을 지키는 일만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공의와 가정과 교회를 사랑으로 살리는 일”이라며 “가난한 이웃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나눔과 섬김을 이어온 밥퍼가 부당한 공권력 물질주의 이기주의에 무너지지 않도록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반드시 어려움 이겨내 이웃 섬김의 사역 이어갈 것”
최일도 목사 인터뷰


최일도 목사는 최근 골육종 판정을 받고 서울 국립암센터에서 방사선 치료 중이다. 주위에서는 밥퍼 관련 법적 공방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밥퍼를 지켜 소외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어가겠다”는 최 목사의 마음가짐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최 목사는 “동대문구청장이 바뀐 후 밥퍼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바꿔 철거 명령을 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지자체 단체장의 권한 남용이다. 또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고 순수 사회봉사단체를 박해하는 공권력의 위협과 협박”이라며 “끝까지 맞서서 반드시 선으로 악을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밥퍼는 2002년 서울시가 제공한 서울 시유지에 정착했으며 당시 서울시는 구청의 허락 없이 가건물을 건축했다. 또 2010년 다시 건물을 지을 때도 서울시와 동대문구청 사이 단 한 장의 문서도 없이 대화와 합의만으로 건물을 지었다. 그렇게 시의 행정지도와 구의 증축허락을 받은 밥퍼가 이제 와서 불법 건물이라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 목사는 “동대문구는 밥퍼가 허가를 받은 대로 건물을 헐고 신축하지 않아서 불법 건물이라고 하는데 건축법에 따르면 다일공동체는 신축설계허가를 낼 수 없다고 한다. 오직 서울시만 동대문구의 허가를 받아 신축할 수 있다”며 “서울시와 구청의 행정 실수와 잘못을 민간단체에 미루고 전가하는 잘못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밥퍼는 어느 개인과 집단의 이윤추구 목적도 아니고 정부의 일을 대신해 무료급식을 해온 사회복지법인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서울시와 동대문구의 행정지도를 받아 증축을 진행했는데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에 굴복한 지자체가 법인의 책임자만 고발하고 막대한 벌금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실체적 진실은 밥퍼가 법원에 제출한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추후 명백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최 목사는 서명운동으로 밥퍼에 힘이 돼준 한국교회와 국민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밥퍼가 있는 동대문 지역 교회와 주민들은 물론 저 멀리 제주도에 있는 교회와 주민들까지 서명에 동참해주셨습니다. 무상급식의 대명사가 된 밥퍼가 중단돼선 안 된다는 민심의 반영이요 국민의 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8월 말까지 20만명을 목표로 하는 서명운동에 더 많은 분이 동행해주시길 바랍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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