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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일·섬김’ 3色으로 부흥을 말하다

  • 기사출처기독일보
  • 등록일06/02/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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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도 양수리수양관에서 ‘별세와 부흥’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1회 전국목회자세미나에 오정현, 권오성, 최일도 목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세미나를 주최한 별세목회연구원은 기획대담 ‘이 시대의 부흥을 말한다’에 이들 세 사람을 초청했다. 지난해 세미나에는 조용기, 박종화, 옥한흠 목사가 나와 ‘별세목회를 논한다’라는 주제로 故 이중표 목사의 별세신학을 집중조명한 바 있다. 올해 세미나는 대부흥이 주제였다. 

올해로 21년째를 맞는 전국목회자세미나는 해마다 최고의 강사진이 나와서 목회, 설교, 인격, 영성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대안을 제시해 왔으며 해마다 1천2백 명에서 1천8백 명까지 수많은 목회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등록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올해에도 1천6백여 명이 운집했고, 이동원, 최성규, 김남준, 김동호, 이영훈, 이윤재 목사, 이용규 선교사, 강영우 박사와 같은 최고의 강사진이 모였다. 그러나 역시 전국목회자세미나의 백미는 기획대담이었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교회성장 부분, KNCC 권오성 목사는 민족화해통일 부분,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는 섬김봉사 부분의 대표로 초청돼 각기 다른 색깔의 부흥을 말했다. 오정현 목사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전력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고, 권오성 목사는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자리에 서야 한다”고 했다. 최일도 목사는 “교단과 교파를 떠나 주님 안에서 한 형제”임을 강조하면서 하나됨을 말했다.

다음은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오정현, 권오성, 최일도 목사의 대담이다(호칭 생략). 사회는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가 맡았다.

지형은- 첫번째 주제는 ‘한국교회가 어떤 길을 걸어 왔는가’입니다. 1907년 평양대부흥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셔도 좋습니다. 그 당시 상황이 어떠했나를 말씀해 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말씀하셔도 괜찮습니다. 1907년 평양대부흥에 대해서 (오정현 목사를 가리키며) 먼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정현- 감사드리고,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질문을 주셨습니다. 한국교회가 어떻게 걸어 왔고, 1907년 평양대부흥이 어떠했는가를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제가 볼 때 한국교회는 그렇습니다. 수천년을 내려 온 민족 종교를 1백여 년 만에 바꾼 나라가 흔치 않습니다. 우리 민족의 특별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1907년 평양대부흥과 이어서 볼 때 바로 일제 식민지가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대부분의 나라들이 기독교 국가로부터 식민지가 됐습니다.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로부터, 홍콩은 영국으로부터 지배를 받았습니다. 대부분은 기독교 국가의 식민지가 됐는데, 우리는 유일하게 비기독교 국가인 일본으로부터 식민지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예수 믿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고, 나라를 사랑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그 출발점이 1907년도 평양대부흥이라고 할 수 있고,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전세계 7백여 곳에 디아스포라가 흩어져 5천여 이민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1907년도 평양대부흥으로 복음이 전세계적으로 확장됐고, 오늘날 우리의 IT산업과 조선업이 세계 최일류로 성장한 것도 한국교회의 영향입니다. 평양대부흥은 한국과 세계의 발전에 출발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성- 그 당시가 복음이 전해진 지 20년 뒤로, 그 때만 해도 교회가 사회에 큰 의미가 없었죠. 교회 수도 6백여 개에서 1천여 개 정도였고, 교인 수도 1만 명을 좀 넘었습니다. 그런데 20년 뒤에 대부흥이 일어난 뒤 통계를 보면, 그 해에 교인 수가 2배, 교회 수가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납니다. 10만 구령운동 그리고 1백만 구령운동이 일어납니다. 다시 말하면, 교회가 우리 사회 속에 자리잡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지역마다 교회가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평양대부흥의 축적된 네트워크와 용량이 3·1운동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근원과 같은, 샘과 같은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평양대부흥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때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적으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진정 ‘한국교회가 사회에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10년 뒤, 20년 뒤에는 한국교회의 부흥을 다시 한번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일도- 대부흥 이후에 내면적 변화와 외적 성장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평양대부흥은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토착적이고 독특한 한국교회만의 특징을 이룬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새벽기도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평양대부흥으로 인해 새벽기도를 하게 됐고, 또 새벽기도가 뿌리 내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합심해서 기도하는 통성기도 같은 아름다운 전통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소중한 것은 에큐메니칼 정신이라고 봅니다. 배우는 입장이었던 한국인과 가르치는 입장이었던 선교사의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로 변화됐습니다. 그런 점이 눈물겹게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로교와 감리교가 같이 교류를 갖고 집회를 가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후배들이 아름다운 전통을 살려가고 있는가 하는 반성을 해 봅니다.

지형은-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조금은 신랄하고 정확하게 진단해 주십시오. 문제를 진단해야 우리가 어떻게 갈 것인가라는 방향도 나올 것입니다.

권오성- 신앙적인 관점에서 늘 질문해야 할 것이 우리가 십자가의 길에 서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진정 그것이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길인지 되돌아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경제는 20년 전에 비해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가 주일마다 예배드리고, 선교하고, 집회를 가지고, 목회자들은 목회자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과연 십자가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는 변화된 상황 속에서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것이라 봅니다. 과거에는 어렵고 힘드니까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잘 살아보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만큼 더 가진 것이 많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나눔과 섬김을 위해서 그 자리에 자신을 다 던진다는 마음을 가지고 섬기지 못하면 이 질문에 대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최일도- 오정현 목사님께서 복음주의자가 끼친 좋은 영향을 말했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습니다. 너무 보수 일색의 교회들이 교회만이 천국이고 세상은 악하다는 이원론적이고, 복음의 진수와는 거리가 먼 진리를 가르쳐 왔습니다. 그런 삶을 은연 중에 뿌리 내리게 한 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요즘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권력화, 서열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 한국교회의 큰 문제입니다. 물론 아주 모범적인 대형교회가 있기는 합니다만, 대형교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이 한국교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오정현- 참 예리한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요즘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이 ‘대형교회 핍박론’ 수준입니다. 그러나 대형교회가 처음부터 대형교회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닙니다. 옥한흠 목사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한 영혼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정말 잘 알고 있고, 대형교회 목사라도 개척교회 목사의 심정으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많은 교인들이 오더라도 ‘부자병’에 걸리지 않고 한 영혼의 소중함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대형교회가 반성해야 할 것은 잠시 후에 말하겠습니다. 최 목사님 말씀해 주십시오.

최일도- 일부 비난의 대상이 되는 대형교회들의 문제점은 재벌 기업을 닮아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이익집단을 방불케 할 만큼 선한 영향력보다 부정적 영향력을 온 세상 사람들에게 미치고 있기 때문에 불신자들로부터 지탄받고 있습니다. 대형교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하나님께서 오늘의 이 시대에 필요하니까, 이런 교회 저런 교회를 허락하신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문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짚고, 아픔을 서로 함께 나눠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권오성- 제일 중요한 것은 교회가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하려고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입니다. 저도 목회를 했습니다. 교회에 어떤 분이 왔는데 사업 실패로 자살 직전에 왔다고 합니다. 어릴 때 동네에서 들었던 새벽종 소리를 듣고 희망이 있구나 해서 왔다는 것입니다. 힘든 처지가 되니까 교회가 생각나더라는 것이죠. 교회가 가진 영성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교회가 큰가 작은가 하는 문제 이전에 어려운 시대에 교회가 희망이 되고 있는지, 아닌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손가락질 받는 것에 대해서 개혁할 것은 개혁해야 하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형은- 최 목사님께서 대형교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잘하고 있는 교회도 있고 못하고 있는 교회도 있다는 말씀이실 텐데, 현상 이면에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좀더 파고 들어가면 어떨까요. 조금 더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오정현- 저는 대형교회 문제, 대형교회를 섬기는 입장에서 말하겠습니다. 지난 2천년 교회 역사가 어느 것 하나만을 강조해야 할 만큼 그렇게 얄팍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나간 교회사는 많은 종류의 영성, 많은 종류의 균형 감각을 갖도록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목회자의 역할에서도 그렇지 않습니까. 제사장적 역할과 선지자적 역할을 다 강조해야죠. 저는 정말 가난한 개척교회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최 목사님은 달동네 청량리에서 목회했지만, 저도 만만치 않은 데서 태어나서 사역을 보아 왔고, 소형, 중형, 대형교회 모두 섬겨 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 시대마다 강조점은 다르지만 반드시 하나님께서 그 시대에 일하는 교회에는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70~80년대 중반까지 대학생 사역을 했습니다. 저희들의 역할은 캠퍼스에서 제자훈련하고 가르치는 것이었는데 친구들 몇 명은 사회운동을 해서 감옥에도 가곤 했습니다. 복음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복음을 전하는 예수님의 대사명은 열심히 실천했는데, 요한복음 13장에 서로 사랑하라는 소위 예수님의 대계명 실천에는 조금 약했던 것 같습니다.

지형은- 이제 2007년 한국교회가 앞으로 한 세대, 한 시대를 내다보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일도- 통합과 합동의 분열을 책임져야 할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하늘나라로 가셨고, 몇 분 남지 않았습니다. 같은 장로교에 합동·기장·통합이 함께 있는데 무엇보다도 교파주의, 교단주의가 오늘 이 시대에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런 자리도 마련됐다고 봅니다.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지만 교회가 자체정화기능을 가졌으면 합니다. 서로 매서운 질타도 하고, 감시 기능도 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이런 문제들을 덮어 주고 가리고 할 것이 아니라 교회 자체가 얼마든지 정화기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합니다. 그것이 안되니 교회 밖에서 교회를 바로 잡아 주겠다고 하는 단체가 나오는 것입니다. 솔선수범을 먼저 보여 주면 한국교회가 바로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권오성- 교회는 분명히 세상 속에 있습니다. 이 세상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책임이 있습니다. 감당해야 할 몫이 있습니다. 원론적인 말들이 생각나는데요. 그러나 세상에 속해 있지만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신앙 공동체, 과연 우리가 신앙의 논리대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분명한 자기 대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연합과 일치를 말씀하셨습니다만 새로운 그런 기운이 한국교회에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1924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연합운동을 해 왔습니다. 그간 위기도 있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진보가 됐든 보수가 됐든 사실 복음 안에서 한 공동체라는 인식이 커졌습니다. 함께 서는 것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가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도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지형은- 전혀 예고된 질문은 아닙니다만 연합기관을 책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KNCC와 한기총이 장기적으로는 하나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권오성- 제가 보는 것과 관계없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KNCC와 한기총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단 것입니다. 그런 정체성을 지키면서 한 우산, 한 지붕 안에 들어올 수 있는가. 내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안에서 하나된 형제라는 것입니다. 형제가 같은 집에서 자랄 수 있고, 자라면 다른 집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형제를 부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죠.

지형은- (오정현 목사를 보면서) 대형교회 핍박의 수준이라고 했는데, 규모로 보면 오 목사님은 대형교회를 이끌고 계십니다.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오정현- 구체적으로 세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연합과 일치에 관해서입니다. 통합측 총회에서 말씀을 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 통합측 교회에서 합동측 목사가 55년만에 처음으로 설교를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009년이 합동과 통합의 분열의 희년입니다. 이제 연합과 일치의 상징성을 보여 줘야 하는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교회가 도덕적 주도권을 회복하고 땅에 떨어진 신뢰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목회자들이 새벽기도를 하고 있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이 우리의 경건성을 인정해 주느냐, 그리고 목회자나 직분자가 식당에 가서 기도하면 사람들이 경건하다고 인정해 주느냐는 것이죠. 한국교회가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세 번째, 한국교회가 너무 자학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세계교회에서 사역하면서 느낀 것인데, 한국교회가 부족한 점이 너무 많지만 그러나 전세계에 한국교회 같은 교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집 팔아서 교회 세우는 민족은 한국인이 유일합니다. 그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만한 전적인 위탁과 헌신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습니다. 주님을 향한 영성만큼은 세계교회 앞에 한국교회가 패키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FTA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기를 바랍니다. 미국과 한국이 FTA를 체결했을 때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봤습니다. 세계선교 1위 국가와 세계선교 2위 국가가 네트워킹이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 세계선교를 마무리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 전세계 이슬람 선교사가 1백만 명입니다. 그런데 전세계 기독교 선교사가 21만 명밖에 안됩니다. 거기서 행정요원을 빼면,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6~7만 명밖에 안됩니다. 1백만 대 6~7만은 게임이 안됩니다. 주님의 재림을 대비하면서 한국교회의 영성을 패키지화하고 세계선교를 위해 앞장 서 나가는 곳과 손을 잡아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형은- 자연스럽게 영성 이야기로 넘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영성,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최일도- 오 목사님께서 목회자들이 하나님께 무릎 꿇고 기도한들 사회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시간을 하나님만 향해 있는데, 교회 안팎의 요구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고 영성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1907년 대부흥은 회개로 시작됐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그 때는 회개가 구체적이었습니다. 노비를 해방시키고, 첩과 소실을 정리했습니다. 교회가 그런 모범을 보여줬습니다. 갖고 있던 사람이 내놨고, 주머니를 털어 회개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또 대형교회를 이야기하면, 오늘의 대형교회가 구체적으로 사회 앞에 모범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형교회 때문에 피해를 입는 곳은 개척교회이고 소형교회입니다. 대형교회 때문에 존재 자체의 기반이 흔들려서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형교회의 대형화가 어느 정도로까지 진행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결국 다 정리하고 대형교회만 세워져야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오정현- 대형교회 목회자로서 저의 철저한 소신은 이겁니다. 교회가 크다, 작다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또 어느 교단이다, 어느 지역에 있다를 막론하고, 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셨다고 믿는다면 교회에 10명이 모이든 1백 명이 모이든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지형은 - 사실은 한국교회에서, 영성이 주제화된 지가 꽤 됐습니다. 한국교회의 영성 면에서 진지한 접근을 보여 주시는 지도자 중 한 분이 최일도 목사님입니다. 영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영성에 관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최일도- 영성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날 목회자들이 예수님이 홀로 한적한 곳에서 따로 하나님과의 시간을 마련한 것처럼, 더불어 나누는 시간도 가지지만 홀로 있는 시간도 갖고 스스로 고독 속에 처해 보는 것, 그 가운데서 하나님과의 내밀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통적인 아름다운 통성기도, 철야기도도 있지만 내적인 침묵기도가 필요합니다. 사색과 명상의 삶을 살아보는 것, 그것이 오늘 21세기 한국교회를 신선하게 하는 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형은- 개인기도하는 목회자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최일도- 새벽기도의 허와 실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것만 전통이라고 붙들고 있을 것이 아니라 홀로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교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최소한 한 주에 한 번 정도는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성- 그 생각에 동의하면서 제 생각을 말하겠습니다. 영성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님과의 만남에서 생기는 겁니다. 기독교의 영성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가 회복될 때 생기는 영성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고, 살아계시는구나. 오병이어의 그 자리도 영성이 형성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계속 도전받고 내가 변화되어지는 것, 그것으로 열정이 생기는 이런 것이 영성이 생기는 삶의 변화라고 봅니다. 특별히 목사로서 독일에도 몇 년 있었는데, 독일 목회자들이 저한테 물었습니다. 그 때 독일에 한인들이 3만 명이 살았고, 한인교회가 20개가 넘었습니다. ‘왜 한국교회는 많은가. 우리 독일은 3만 명당 교회가 1개인데 한국은 왜 이리 많은가’라고 물었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셔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들어가면 회사가 생기지 않냐. 중국인이 들어가면 레스토랑, 한국인이 들어가면 교회가 생긴다. 목사님들 보기에 어느 것이 나은가?’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신학입니다. 내가 가는 방향과 지켜야 될 것이 무엇일까? 신학을 배워서 신학을 교회 교인들에게 가르치지 않습니다. 신학의 틀로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성경을 보는 시각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또 열정, 신학과 함께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이것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열정이나 신학만 가지고, 그리고 노하우만 가지고 목회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과의 만남에서부터 촉발된 도전이 우리의 목회 현장에서 이 세 가지의 균형을 이뤄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정현 목사- 내적인 면과 외적인 면, 두 가지 다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적인 면에서 보면, 저는 사랑의교회 담임목사가 제 인생의 목표가 아닙니다. 사랑의교회 담임목사가 목표였다면 지금 너무 힘들었을 겁니다. 주일날 예배를 6번 드린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제 인생의 목표는 주님과의 더 나은 관계입니다. 만약 그것이 분명하지 않았다면 많이 흔들렸을 겁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소명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직분으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직분으로 움직이다 보니까, 경직된 형식주의자가 되든지 냉소적인 비판주의자가 됩니다. 그런 까닭에 주님과의 더 나은 관계에서 보여줄 수 있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표현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존 스토트 목사님이나 릭 워렌 목사님, 이런 분들과 교제를 해보면 향기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목회를 하시다 은퇴하신 분들을 보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향기가 납니다. 그런데 한국 목회자들은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순수하고 투명하고 성령에 민감하게 주님과의 더 나은 관계를 회복해 가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한국교회 목사님들이라든지 성도들이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으로 믿지 않는 분들에게 그런 분위기를 풍길 수 있을 것인가, ‘나도 나이가 들면 당신처럼 되고 싶다’ 이런 고백을 들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내면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말입니다.

그리고 외적인 면에 있어서는 왜 영성을 키워야 합니까. 우리가 성숙해야 하고 영적으로 고도의 경지에 올라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자신의 신앙의 성숙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을 위해 예수님을 닮아가는 본을 보여 주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저는 그것이 참된 영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교회나 저나 모두가 다 시대 앞에 균형잡힌 영성을 갖추면 좋겠습니다. 

최일도- 오 목사님의 말씀 중에 가장 큰 공감이 되는 말씀입니다. 내가 작은 예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합니다. 오 목사님 말씀 중에 ‘나는 사랑의교회 담임목사가 목표가 된 적이 없다’는 그 말씀에 신뢰와 존경이 갑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거든요. 우리의 목표가 어떻게 대형교회일 수 있겠습니까. 주님을 닮아가는 인생의 목표에 있어서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고 교단과 교파가 따로 없습니다. 우리의 사역이 다르지만 그 점에서 있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다양하게 쓰시는 것 아닌가 해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권오성- 지도자로서 분명히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내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나, 세상을 아름답게 하나를 돌아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 교회가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한다고 봅니다. 개신교로서 기독교의 특징은 직재 상에서 아래 위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다 똑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세상과의 경계를 허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세상 속에 들어가서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구체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에 한국교회에 희망을 보게 됩니다. 만나 뵈면 마음이 열려 있고. 이미 하나가 되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잘 한 데로 꿸 수 있는가가 문제입니다.

최일도- 통합과 합동도 정말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교단의 일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해야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임을 통해서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정현 목사님의 고백처럼,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이 목회의 목적이 대형교회가 아니라 주님을 닮는 것이 되길 바랍니다. 이들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사역을 위해서 무엇이나 준비되어 있고 무엇이나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귀한 영성이 섬기는 영성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교인들로부터 섬김받기 위해서 목회를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섬김, 참된 섬김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기 위한 참된 섬김의 몸부림으로 이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것이라 생각이 들어서 감사합니다.

지형은- 오늘날 침체된 세계 기독교를 다시 역동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대안이 한국교회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한국교회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넓은 차원에서 볼 때,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 또 한국교회의 시대적 소명은 무엇인지를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정현- 한국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전세계 이민교회가 있고 디아스포라가 있습니다. 우리 교포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거기서 태어난 1.5세, 2세들이 150만 명 정도 됩니다. 특히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나 서부 버클리와 같은 최일류 대학에 제일 많이 있는 성이 ‘Kim’입니다. 하나님께서 독특한 뜻을 펼치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만큼 핍박받고 한 세대 동안 고난을 겪은 민족이 없습니다. 이런 민족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습니다. 영적인 토지를 넓혀서 전세계를 품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한국교회도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끼리 싸워서는 안되고, 온 세계를 품고 지상명령에 순종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감당할 분명한 좌표를 발견해야 합니다.

권오성- 그리스도께서 평화가 되심을 드러내고, 가정에서의 진정한 화평을 기독교인들이 먼저 드러내야 합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정치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태복음에 나오는 말씀처럼 교회가 늘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님과 동격으로 연결된 것은 제물입니다. 하나님과 제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적 세계 속에서 그리스도의 세계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저는 한국교회에 대안이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께서 평화되시는 것을 고백하고 살아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 가운데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일도-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할 것 같으면 통일 이후에 북한에 교회를 세워 가는 것입니다. 남한의 교파주의를 이식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인 것들을 준비해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들은 지난날의 상처를 싸매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회복함으로 하나돼야 할 것입니다.

지형은- 마지막으로 세 분께서 목회자들께 격려의 말씀과 인사 말씀을 해 주시고, ‘이 시대의 부흥을 말한다’ 대담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정현- 귀한 시간 감사드립니다. 저 자신도 그렇지만 많은 목회자들이 한 생애를 사역하면서 절벽에 서서 떨어져 죽을 것 같은 위기를 느끼지 않을 때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선 사역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늘 그 같은 위기를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저 같은 경우는 목자의 심정으로 한 생명에 목숨을 겁니다. 그럴 때 실망할 것도, 낙심할 것도 없어집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모두 영혼을 위해 진액을 쏟읍시다.

권오성-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만 교회 자신을 위한 몸이라기보다 세상을 향한 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었지만 그분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된 것처럼 교회는 언제나 그 분이 섰던 자리에 서려고 하는 노력이 끊임없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자리에 서는 것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나의 근원적인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그리스도 앞에 성공하는 귀한 목회자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최일도- 저의 선배 목사님 중에 무척 좋아하고 신뢰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만납니다. 그 분을 오정현 목사님도 좋아하십니다.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오 목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이 스스로를 위해서는 총회장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한국교회를 위해서는 하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럴수록 그 분이 총회장을 맡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생각이 다르지만 그러나 그 분을 사랑하는 사랑은 똑같습니다. 그 분을 향한 신뢰와 존경이 누가 크고 작은지 비중을 가릴 수 없습니다. 한 개인을 향해서도 이와 같은데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르겠습니까.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신학적 차이와 입장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이제는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해서 판단하고 정죄하지 말고, 상호보완적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또한 한국교회가 신뢰와 우애 속에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불신자들이 교회로 나아오는 역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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